파수꾼(2011) 영화


오랜만에 남긴다.

 

1210 CGV인천

 

영화를 보러 인천까지 다녀왔다.


이미지 검색결과

 

영화와는 전혀 관계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파수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예전에 버스터미널 혹은 기차역에서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고맙게도 건네주었던 읽을 거리가 떠오른다. 예닐곱장 가량 되는 얇은 재생 용지 유인물에는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의 그림이 있고, 사후에 영원한 삶을 살기위해서는 신을 믿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파수꾼이라는 단어 때문에 문득 생각났는데, 다시 검색해 보니 그것은파수꾼이아니라파수대라는 유인물이었다. 어쨌든 나에게는 파수꾼 파수대를 떠올리게 한다.

 

2011년에 개봉했던 독립 영화라고 하는데, 내가 당시엔 영화에 관심이 없던 때였기에(당시는 업무 부담이 많을때도 아니었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이 지냈던 것 같다) 최근에 알게 된 영화이다. 언제부턴가 나는멀티플렉스 영화 상영관을점령하고 하루 종일 상영되며 제발 보아 달라는 영화들에는 관심이 가지 않고, 아무나 보지 않는 영화를 찾고 있었다. 혼자만의 희소 가치를 즐긴다고 봐야 할까?

 

이 영화도 별 생각 없이 CGV 앱으로 현재 상영 중인 영화를 훑어보던 중에 회색빛 포스터가 인상적이어서 무작정 선택했다. 일주일 전에 올레 멤버십 포인트를 써서 도올 선생의나의 살던 마을은이란 영화를 보느라 이 달에 할당된 횟수를 써버렸기에 11,000원제값을 다 치르고 예매를 했다.

 

역시나 이런 영화는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 상영관의 10% 정도나 찼을까? 그러나 난 이런 분위기가 좋다. 사람이 가득 차든 몇 명 없든 모두 각자의 영화를 즐기는 것이니, 같은 금액이라면 내가 극장 내의 많은 부분을 점유할 수 있는 게 좋다는 쓸데없는 생각.

 

영화 시작 전에 광고가 너무 많다. 10분은 분명히 넘고, 15분 가까이 광고가 이어지는 듯하다. , 다들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겠지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다른 학생을구타하는 흐릿한 영상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학교 폭력 영화인가?

 

이윽고 가게 문을 닫고 집에 가서 아내와아들의 사진을 찾아 보던 아버지가 등장한다. 이 영화는 아들의 죽음에 대해 조사해 가는 과정을 그린추리물이다. 집단 따돌림을 당한 피해 학생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죽은 아들은 가해자였다.

 

아버지는 죽은 아들 기태의 친구들을 차례로만나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영화는 이들이 회상하는 과거와 아버지가 그들을 찾는 현실을 오가며 사건을재구성한다. 아버지는 재호라는 친구를 통해 희준을 만나고, 희준을통해 다시 동윤을 만난다. 희준은 영화에서 친구들이 백기(또는백희 또는 배키?)라고 부르는데, 성까지 포함한 전체 이름이영화에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굳이 추정해보자면 백희준이라는 이름이 아닐까?

 

기태(죽은아들)는 아버지와 둘이 살던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다. 자영업을 하는 아버지와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던 기태에게는 친구들이 유일한낙이었다. 기태와 단짝 친구였던 동윤은 같은 중학교, 고등학교를다니던 친구이고, 희준은 고등학교 입학 후 같은 반이 되어 알게 된 친구이다. 이 셋은 다른 친구들과 함께 방과 후면 학교 뒤편에 있는 철로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우정을 쌓아간다.

 

이들은 3 3으로 여고생을 만나 월미도에 함께 놀러 가고, 동윤의 집에 가서파티를 즐기기도 한다. 기태는 한 여학생과 희준을 연결해주고 싶었지만,그녀는 오히려 기태에게 관심을 보인다. 동윤에 집에 있는 동안, 두 사람(기태와 그녀)이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희준. 희준이 당시의 행적을 묻자, 기태는그녀가 고백하였으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희준은 이후 기태를 멀리하려 한다.

 

학교에서 소위을 먹던 기태는, 희준이자신과 거리를 두려 한다는 생각에 다른 친구들 앞에서 그를 괴롭힌다. 참다 못한 희준은 전학을 결심하고, 왜 자꾸 자신을 피하려 하는지 캐묻는 기태에게 독설을 퍼붓는다. 희준은기태를 친구로 좋아했던 것이 아니고, 기태 주위의 친구들도 기태가이기에 친한 척 하는 것일 뿐이라고…..

 

그리고 희준이 떠난 후, 기태는 동윤과의 사이마저 틀어진다. 기태는 동윤이 사귀고 있던 여학생에대해 들었던 좋지 않은 소문에 대해 동윤에게 이야기하며,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어렵게 결심하고 이야기를한 것이라고 한다. 이를 들은 동윤은 그 여학생을 멀리하려 한다. 기태또한 이 여학생을 찾아가서 둘 사이를 갈라서게 하려고 한 듯하고, 이 여학생을 자해를 시도했다. 동윤은 기태를 찾아가서 한밤 중에 싸움을 벌인다.

 

동윤이 다음 날부터 학교에 오지 않자 기태는 동윤의 집에 찾아가지만, 전혀 환영 받지 못하고 동윤으로부터 비수의 한마디를 듣는다. “너는 친구도 아니었고, 처음부터 없었어야 해.”

 

 

친구들의 진술과 회상을 통해 영화는 과거와 현실을 자연스럽게 넘나들지만, 기태의죽음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친구들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기태가 자살했을 것이라는 추측을하게 만들어 줄 뿐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가슴이 답답했다. ‘이렇게 전개되면 안 돼.’ 불편한 상황들이 영화를 계속 끌고 가면서 결국 좋지 않은 결말에 이른다. 그런데나는 이상하게도 이렇게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어주는 영화들에 흥미를 느낀다. 감독의 의도와는 관계 없이나 혼자서 이것저것 상상할 여지를 남겨주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기태는 정말 나쁜 놈일까?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희준이 전학간 후에 새로 이사간 집 근처까지 찾아가서 인사하고 정말 아끼던 야구공을 선물로 주는 것을 보면, 기태도 순수한 사춘기 학생일 뿐이다. 그리고 영화 말미에서는 현실에서의동윤이 과거의 기태를 다시 만나서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며 한밤중에 둘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들의모습에서는 때묻지 않은 고등학생 친구들 사이의 우정이 느껴진다. 친구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왜곡되어친구들에게 상처를 주고, 그 상처가 부메랑이 되어 본인에게 돌아와서 기댈 곳이 없는 외톨이가 되어버린것이 아닐까?

 

감독은 제롬 데이빗 샐린저의호밀밭의 파수꾼을 좋아해서 파수꾼이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호밀밭의파수꾼도 이 영화와 닿아있는 것 같기도 하다.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찬 학생의 반항. 그리고 나 또한 파수꾼이 되고 싶었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은 30세에 이 영화를 연출했다고 한다. 그리고 고등학생으로 등장한 주연 배우들은 모두 당시 20대 초중반. 이제 나도 나보다 어린 감독과 어린 배우들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는 데에 익숙해져야 하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서글프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메모장